Mist and Mosaic 《Solar Floor》
Performance Series

Aug 4 - Aug 5, 2023
Aug 4 16:00 - 21:00
Aug 5 11:00 - 16:00

The WilloW



 

미스트앤모자이크 《솔라의 무대》
퍼포먼스 시리즈

2023년 8월 4일 - 8월 5일
8월 4일 16:00 - 21:00
8월 5일 11:00 - 16:00

더 윌로

기획·글 | 최혜라, 한영민
참여 | 모앤미(김나연, 민지유), 니나 나디그 & 유석근, 장다은
디자인 | 황아림
기록 사진 | 황아림
기록 영상 | 최혜라, 한영민
드라마트루그 | 신재민
번역 검수 | 이성민
주최·주관 | 미스트앤모자이크, 한국예술종합학교
제작지원ㅣ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전시센터
2023 K-Arts On Road 창작공모사업 선정작




하얗게 잔존하는 빛의 열기,
매일이 약속된 자전,
그리고 소멸을 담보하는 무대 위 광원의 전경.



…한편 무대는 고유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 삶들의 작은 순간들이 등장했다 사라지며 희미하게 깜박이는 곳이다. 《솔라의 무대 Solar Floor》는 재귀하는 듯 보이는 태양의 삶 역시 흐르는 강물 위를 비추는 영원한 빛이 아니라 시간의 물살에 함께 실려가는 유한한 존재임을 떠올리며 시작된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태양의 열기를 나누어 가지며 느슨하게 운집하고 연결되며 지형을 형성할 때, 태양은 해가 뜨는 방향에서 다시금 돌아온다.




<솔라의 무대>는 텍스트와 퍼포머티비티(performativity)를 기반으로 한 태양에 대한 리서치를 중심으로 기획되었으며, 최혜라, 한영민의 리서치와 모앤미(김나연, 민지유), 니나 나디그 & 유석근, 장다은 작가의 움직임 및 사운드 퍼포먼스 총 3편으로 구성된다.


photo by 황아림(@orrimmirro)

나침반이나 지도와 같은 도구가 발명되기 이전, 거대한 자연 안에서 현재 나의 위치를 파악하는 가장 원초적 수단은 자연의 지표인 태양의 움직임이었다. 상대좌표의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는 상대적 개체가 충분치 않은 여건에서, 늘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움직이는 태양은 절대적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계의 복잡성(complexity)이 고도화하고 상대적 기준점이 될 수 있는 외부요소의 영향이 과다한 현재에는 내 좌표, 내가 지금 위치한 이곳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수많은 상대좌표는 내 위치를 다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돕지만, 그속에서 내가 서있는 이 지점은 뿌리 내린 하나의 방향성을 잃고 부유할지도 모른다. 

더 윌로의 대관 큐레이션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퍼포먼스 시리즈, 미스트앤모자이크 <솔라의 무대>는 영어 단어 ‘orient’에서 출발한다. ‘orient’는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의미하는 라틴어 ‘oriens’에서 기원하며, ‘-을 지향하게 하다', ‘(특정 목적에) 맞추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즉, ‘orient’는 대상이 되는 목적어가 존재할 때 기능할 수 있는 타동사로, 본 퍼포먼스에서는 ㅡ 라틴어 어원으로 돌아가 ㅡ 목적어에 위치할 지향점이 되는 대상으로 태양을 설정한다. 절대적 존재로서 태양을 호출하고 절대좌표의 원점으로 삼고자 하는 시도라 읽힌다.

과다한 정보의 유입 속에서 유실되어버린 나만의 ‘고유한’ 것에 대한 욕망이 역설적으로 현 시대 전반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타인이 바라본 나 혹은 타인과 비교했을 때의 나 등과 같이 ㅡ 기준점을 타인에게 두고 상대좌표를 형성하기 시작하면, 기준점이 되는 상대방이 변경되었을 때 다시 나의 상대좌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상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의 존재가 인식될 수 있는 종속적 관계가 형성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고유한’을 찾는 기준이 타인에게 있지 아니하고, 근원적이자 절대적 원점을 설정해 나에게 내재된 절대좌표를 찾는다는 개념에서 본 퍼포먼스가 필자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한 본 퍼포먼스에서는 나의 절대좌표에서 원점인 태양까지 이르는 거리를 ‘광원’으로 표현한다. 이때 나의 광원과 타자⋅타물의 광원이 상호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와 타자⋅타물 간의 관계항이 형성됨에 주목하며, 나와 절대적 원점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 타자⋅타물과의 관계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각각의 고유한 절대좌표 위에 형성된 두 개체 간의 상대좌표는 각각의 절대좌표가 부재한 조건보다 단단한 관계맺음을 형성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앞서 ‘orient’의 목적어로 설정되었던 태양은 타자⋅타물로 변경된다. 즉, ‘나와 너가 서로를 축과 궤도 삼아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담지(미스트앤모자이크 <솔라의 무대> 서문 중에서)’하는 상황으로 장면이 전환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부분은 ‘orient’하는 절대적 원점이 태양이지만, 태양이 떠있는 오전 또는 낮 시간에만 퍼포먼스가 발생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첫 퍼포먼스는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는 시간대에 진행된다. ‘그림자'로 형상화되고 기록된 고유의 좌표가 타자⋅타물의 광원, 그 광원에서 출발한 그림자, 그리고 나아가 태양을 모사한 ‘인공광원'이 드리우는 그림자와 관계맺는 상황이 어떻게 연출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바이다. 미스트앤모자이크는 이전 작업 <cells not otherwise specified>(2022)에서 명명되거나 분류되지 않은 세포가 나와 타자의 신체에서 발현되는 공통의 상태에 주목했었다. 언어로 정의되지 않은, 엷은(misty) 교접점이 이전 작업에서는 세포였다면, 이번 <솔라의 무대>에서는 광원이 드리우는 그림자라 할 수 있겠다. 본 퍼포먼스를 통해 관람객들이 개개인의 ‘지금, 여기’, 즉 고유의 좌표를 더듬어보고,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나의 좌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개인의 서사는 종종 제3의 개체들로 추상화된 상황에 대입했을 때 객관성을 획득하기에 말이다.

글 신재민 (더 윌로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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